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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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의 맛 (해장국편)

발간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2. 5. 15:39

발간사

 

국가나 사회의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는 경제적 소득의 증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공감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소통과 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볼 때 우리는 비약적인 경제발전과 정치, 사회적 민주화를 통해 개인적 삶의 만족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OECD 38개국 중에서 36번째로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치열한 경쟁과 물질적 풍요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상대적 박탈감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위무하는 자족自足의식을 갖지 못할 때 소외와 단절의 아픔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매슬로우는 각 개인은 생리적 욕구와 안전에 대한 욕구가 실현되면 타인과의 의미있는 관계 형성을 바라게 되며, 타인에게 인정받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최선의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존재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삶의 만족도가 낮은 이유가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만족할만한 자존감을 가지지 못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던 정겨운 대화를 떠올리게 됩니다.

밥 한 번 먹자!”

그렇습니다. 밥은 배고픔을 충족하는 양식이지만 더 나아가서 대화와, 대화를 통한 유대감을 느끼게 만드는 다리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한 잔의 술이 곁들여지면 막혔던 이야기들이 어깨동무하며 술술 풀려나오기도 합니다. 이에 착안하여 펴내게 된 책이 도봉의 맛해장음식편입니다. 지난 해 펴낸도봉의 맛사찰음식편이 도봉산 자락의 여러 사찰에서 채식을 기반으로 하는 음식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면 도봉의 맛해장음식편은 도봉의 골목 골목에 숨은 오래된 맛집을 찾아보는 기행으로 멀리 가지 않아도, 가족이나 가깝고 먼 친지들과 함께 먹는 맛과 교유의 멋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도봉의 맛해장음식편은 도봉구 주민으로 결성된 지역문화조사단이 대중적이고 호불호의 편차가 크지 않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집을 선정하고 맛집들의 특장을 재미있게 풀어낸 기행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일곱 곳의 맛집은 도봉을 대표하는 백년 가게의 품격을 지니고 있어 꼭 도봉주민이 아니더라도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여러분에게도 도봉의 맛집 길라잡이로 훌륭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만들기까지 기획과 진행을 맡아 수고한 문화원 지역학진흥팀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맛집 조사와 취재, 자료 수집에 힘써 주신 도봉문화원 지역문화조사단(김해만, 민명식, 신정애, 이혜경) 여러분께도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도봉문화원장 최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