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안부 (2021.12)

68쪽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0. 12. 14:11

68쪽

 

 

멀지도 않은 길을 오래 걸었다

그 일획은 깊게 파인 상처처럼

승천하지 못한 용의 꿈틀거림

완성되지 못한 수동태의 문장으로 펄럭인다

표지도 목차도 없는

편년체의 지루한 책의 저자는

이 세상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왔다가

꼬리가 길어도 도대체 잡히지 않는 이야기들은

어느 날엔가 멈추고 말 것이지만

여전히 궁금한 책의 이름은

바람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어지러운 발자국과 야윈 그림자만 만장으로 아득한 꿈

 

 

 

 

 

 

'안부 (2021.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골 反骨  (0) 2023.10.26
고시원  (0) 2023.10.16
목주름이거나 목걸이거나  (1) 2023.10.05
일용직 나 씨의 아침  (0) 2023.10.01
일용직 나 씨의 저녁  (0) 2023.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