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나 씨의 아침
아무리 늦게 세시에 자도
네 시면 눈이 뜨인다
내 몸무게만큼의 어둠이 눈꺼풀을 눌러도
어김없는 계시로 번득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비와 눈의 낭만은 잊은 지 오래
침묵이 가득한 아고라
인력시장을 향하여 순례를 떠난다
호명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이름은 구호품
구호 받지 못하고 아침 해를 등지고 돌아올 때
나씨에게는 허기를 때울 잠이 필요할 뿐
다이어트를 위해 아침밥은 거르고
점심도 건너뛰고 저녁은 생략한다
보라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오늘도 이글거리는데
나는 외친다
나는 일용직이 아니다
나는 프리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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