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안부 (2021.12)

반골 反骨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0. 26. 14:43

반골 反骨

 

 

뿔이 나야 할 머리에

잽싸게 먹이를 움켜쥐어야 할 손에

용수철이 돋아났다

연둣빛 봄바람을 닮은 손길도

나를 윽박지르는 힘으로 다가온다 싶으면

어김없이 튀어오르는 용수철

목을 치고

다리를 잘라내도

허투루 죽어도 천 년은 더 살겠다고

시시껄렁 살찐 바람쯤은

한 판에 눕혀버리겠다고

사진 속에 나는 보이지 않는다

그 빈 자리에

장터목을 지키는 고사목 휘청

반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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