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주름이거나 목걸이거나
한 평생을 목줄에 묶여 이곳까지 왔다
굴복인지 서툰 깨달음인지
이리저리 끌려 다녔다는 슬픔과
아니, 한 평생을 질긴 목줄을 끊으려고
이가 닳고 몸이 이지러졌다는 노여움이
내게 목줄을 채운 그를 그립게 한다
끈질긴 추격자를 피해 몸을 부숴버린
바람이 당도한 망명지처럼
목주름은 세월이 내게 준 값나가는 목걸이
아무도 호명하지 않는
천일야화의 주인공이 되어
또 한 줄의 문신을 새기는 죽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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