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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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2021.12)

목주름이거나 목걸이거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0. 5. 15:08

목주름이거나 목걸이거나

 

 

 

한 평생을 목줄에 묶여 이곳까지 왔다

굴복인지 서툰 깨달음인지

이리저리 끌려 다녔다는 슬픔과

아니, 한 평생을 질긴 목줄을 끊으려고

이가 닳고 몸이 이지러졌다는 노여움이

내게 목줄을 채운 그를 그립게 한다

끈질긴 추격자를 피해 몸을 부숴버린

바람이 당도한 망명지처럼

목주름은 세월이 내게 준 값나가는 목걸이

아무도 호명하지 않는

천일야화의 주인공이 되어

또 한 줄의 문신을 새기는 죽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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