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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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사는 사람들 2( 1984)

시작 노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 9. 10:55

내 몸의 피와 살을 버리고 

 

 사람들은 창가에 있고 싶어 한다. 창는 하나의 통로이다. 막연하게 열려 있는 통로를 바라보기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르는 길,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가 일생동안 추구하고열망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숨쉬는 가슴 속에 펄덕이는 핏줄 속에 퍼덕이고 있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다.

 

 괄호친 그 무엇을 향하여 내가 서 있고 그 통로를 사이에  두고 창이 있다. 그 창이 내게는 시가 되고 나의 시는 끊임없이 세상을 거부하는 자유의 몸짓이다. 

 

 나는 가급적이면 내 몸의 피와 살을 버리고 살고 싶다. 살아가면서 버려지는 피와 살로 일구어지는 시가 존재할 수 있기를, 이윽고는 하나의 빈 새장으로, 저무는 들판에 버려질 수 있기를, 꿈꾸면서 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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