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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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도 2015

칼 가는 사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7. 17. 13:47

칼 가는 사내

 

전봇대에 기대어 하루 종일 개점휴업인
사내의 머리 위에 떨어질 듯 위태롭게 펄럭이는
칼 가세요
지나가는 바람이 심심한 듯 칼을
갈로 가는 동안
시퍼렇게 벼리고자 했던 몸이
스르르 한 세상 공중제비를 돌면서
이윽고 한 자루의 칼이
어떻게 가을이 되는지
저 홀로 부끄러워 낯 붉어지는
한 사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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