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 社交
사교는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일이다. 서로 돕고, 싸우고 헐뜯는 일 조차 사교의 한 행위일 뿐이다. 문학 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런 울타리 저런 울타리, 이 성, 저 성을 쌓아놓고 장졸을 구성한다. 출신 학교, 등단 잡지, 고향 등의 별별 묶음으로 수많은 행사를 벌인다. 그 네트워크에 들어가지 못한 묵객들은 좋은 작품을 써도 조명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장열하게 산화한다. 나는 단호히 묶음의 졸개가 되지 않겠노라고 30년을 버텨왔다. 잘난 체 한다는 소리, 건방지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쯤으로 보여지는 일에 그다지 신경을 써 보지 않았다.
여기저기 휩쓸려 다니기엔 여유가 없고 생활의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지상의 내 삶을 궁구하는 일이 내 글쓰기의 목표이었기에 광막한 사막에 홀로 서 있는 낙타가 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지닌 유일한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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