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1
평생을 배워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슬픔
병도 깊으면 친구가 되는데 슬픔
아니다, 아니다 북풍 한설로 못을 박아도 푸르게 고개를 내미는
젊은 날의 부스럼꽃 토막토막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강물에 피어
미워할 수 없는, 잊을 수 없는 슬픔은 문장이 되지 않는다
빈 손을 내민다
나전에서 봉평 가는 길에서 마주친 물길
하늘 끝자락을 잡아당기자 속살 깊이 그려낸 몇 필의 비단
생살로 또렷이 파고드는 꽃말,
슬픔은 구절구절 꺾이고 젖혀지는 길 밖에 없다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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