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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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3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4. 27. 22:20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3

-안개에 대하여

 

 

가만히 다가서고 싶다.

일년 내내 참았던 눈물 터지듯

이별의 편지를 쓰다 말고 문득 눈 마주치는

가을 숲

키 큰 나무이고 싶다.

 

그 동안

너무 많은 길과

뿌리지 않은 씨앗의

텅 빈 열매를 찾았던 수고로움

고개 숙이니 마음의 빈 터 가득한데

 

버리지 못하겠다고

가슴 말라버린 잎새

주먹 쥔 나무들 곁에

느낌표처럼 홀연히

다 벗어버린

서성거림

 

그러나 나는

끝끝내 잡을 수 없는 그대의

안개

심지를 버린 불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