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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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가을 호수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2. 22. 10:47

가을 호수 / 나호열

 

이제

가을 호수가 되었습니다

 

그리움의 들 물길이

외로움의 날 물길보다

깊어

 

나 이제

어디로든 갈 수 없습니다

 

길이 없어

흰 구름만이 철새처럼

발자국을 남기고

눈도 씻고 가는 곳

당신의 얼굴

가득히 담아

바람은 가끔

물결을 일렁이게 하지만

 

당신이 놓아준

작은 숨결들을

속으로만 키우는 기쁨입니다

 

이제

가을 호수가 되었습니다

 

당신만을 비추는

손바닥만한

거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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