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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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정적과 놀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2. 19. 10:28

정적과 놀다 / 나호열

 

 

뒤축이 닳은

고단한 신발 벗어놓고

정적을 건넌다

 

내력을 모르는 난초

한 뼘 박토에 발목 묻고

한 송이씩

꽃봉오리를 떨군다

 

향기가 없는

꽃은

천천히

아름다워져

이윽고 후일을 믿지 않는다

 

불임의 화분처럼

너덜해진 신발처럼

정적은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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