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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 2008

인두염 앓던 날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4. 22. 12:02

인두염 앓던 날



봄이 오면 말문이 막힌다
목구멍 깊숙이 붉은 꽃 피고
꽃 피 묻은 날개로 
박쥐는 소리를 파먹는다
절대 침묵으로 
한 문장으로 한 마장쯤 긴 편지
밤새 창문을 흔들던 몇 그램의 바람이
봄을 저만치 끌고 갈 때까지
말을 잃는다
입 안에서 곪아터진 구름이
목련의 이름으로 피었다 진다
두루마리 휴지 한통의 전생이
유난히 환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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