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꽃 이라 부른다면/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12. 25. 20:52

 

소요문학 축시

 

꽃 이라 부른다면/나호열

 

 

 

꽃으로 친다면

그대들은 여럿이 모여 한 스푼의 눈물과

단지 한 문장의 사랑을 노래하는 안개꽃이다

어느 꽃은 향기로

어느 꽃은 빛깔로

어느 꽃은 우아한 자태로

한 계절 피고 지지만

꽃으로 친다면

그대들은 먼 그리움의 편지 같은

지상에는 보이지 않는 꽃이다

그 누가 바람의 꽃을

햇살의 꽃을 달빛의 꽃을 볼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꽃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대들은 홀씨처럼 날아올라

어디에든 닿을 것인데

오늘 밤 하늘엔 별이 가득가득하다

그 누구와의 은밀한 눈맞춤에 비로소 꽃이 되는가

눈물이 되는가

아니면 가난한 이들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는

위안이 되는가

소요산 자락엔 일년 내내 꽃이 핀다

홀로 있을 때 보다

여럿이 모여 화음을 이루는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 문득

소요산은 한 뼘씩 키가 자란다

그대들이 밀어올리는 서정의 힘이다

 

2011 12.8

도봉산 자락에서 나호열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안부  (0) 2012.02.19
신작시 5편   (0) 2012.02.15
지렁이  (0) 2011.11.05
이별의 노래  (0) 2011.10.04
밤길  (0) 201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