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양수리에 온다 날갯죽지를 상한 물총새 뛰어들까 말까 망설이는 갈대숲이 귓가에 물소리를 가까이 적신다 신문지에 가득 담겼던 세상일이 푸른 리트머스 시험지에 녹아 깊이를 알 수 없는 흐름으로 덮혀 가고 가진 것 없으면서 가난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생명을 키운다 슬픔도 잘만 익으면 제 맛 나는 술이 되는가 흙탕이 덮혀오는 세월도 스스로 걸러 함부로 노하지 않는다면 몸과 몸을 부딪쳐도 나무랄 일 없겠네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양수리에 와서 노을지는 팔당댐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에 갈대숲과 물총새의 비상을 가득 담는다 물보라로 사라지는 시간의 저 너머로 낚싯대를 길게 길게 내던지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