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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집 1993

텃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25. 20:35

텃새 / 나호열

 

 

 

  한국의 텃새 시리즈가 끝나고 곧 이어 사당동, 상계
  철거민 농성사태가 한 장면씩 잘려 나옵니다
  저녁식사가 끝난 후, 나른함이 행복처럼 골고루
  퍼집니다 까치는 왜 나무에 살아 하고 어린 아들이
  물어 봅니다 나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새니까?)

  까치는 일정한 규격의 집을 짓습니다 위대한 자연의
  섭리라고 아나운서는 말했습니다 욕심을 내어 크게도
  작지도 않게 집을 꾸립니다 전세도 없고 월세도 없습니다
  사당동, 상계동 지역에는 공룡같은 아파트군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겨울을 지낼 따뜻한 보금자리를 달라고
  외치며 철거민들이 돌을 던지는 순간, 화면이 바뀌어버립니다

  도시를 버리지 못하는 텃새들이 먹장구름으로 덮혀있
  동토의 바깥에서 나는 담배를 태우고 커피를 마십니
  순전히 자연의 현상이며 남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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