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面壁) / 나호열
돌아 왔습니다
침묵 앞으로
적막 속으로
나지막히 인사 합니다
아무 일 없었습니다
얼굴 씻고
흐린 세상 바라 본
눈도 꺼내어 씻고
무심코 만졌던 탐욕
두 손을
마지막으로 씻었습니다
침묵 앞에 무릎 꿇습니다
적막 속의 길로 들어 섭니다
돌아 왔습니다
아무 일 없었습니다
시집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2001, 포엠토피아) 수록
그림 솔뫼 김성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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