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3
눈의 몸살 /나호열
당신이 오셨네요
온 몸을 신열에 들뜨게 하시고
살갗을 뚫고 뼈에 그리움을 낙인 찍으려는지
발자국 소리가 숨길을 누르고 있네요
그러니 어찌 하겠어요
당신 스스로 오셨으니
스스로 떠나가시라 하면 야속한 말인가요
길들여지지 않은
고삐를 거부하는 야생마에게
큐피드의 화살은 소용없는 일
내 속에 당신이 갇혀 있는 한
당신은 나의 포로인가요 아니면 노예인가요
이상하네요 사랑이란 이렇게 단순하게 절망하고
울게 만드네요
당신이 유령이라면 나는 폐가인가요
온 몸에 꽃이 피었어요 봄날은 쉽게 가는데
사랑은 이명으로 남아 헛이름을 불러요
문은 밖으로 밀어야 해요
바람을 불러 주세요 지금은 내가 떠날 차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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