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525] 다행불행 (多倖不幸)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9.06.27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위백규(魏伯珪·1727~1798)가 1796년에 올린 ‘만언봉사(萬言封事)’를 읽는데 자꾸 지금이 겹쳐 보인다. “백성의 뜻이 안정되지 않음이 오늘날보다 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등급이 무너지고 품은 뜻은 들떠 제멋대로입니다. 망령되이 넘치는 것을 바라고, 흩어져 음일(淫溢)함이 가득합니다. 사양하는 마음은 찾아볼 수가 없고, 겸손한 뜻은 자취도 없습니다. 조정에 덕으로 겸양하는 풍조가 없고 보니 관리들은 모두 손을 놓고 있고, 마을에 스스로를 낮추는 풍속이 없는지라 위의 명령을 모두 거스릅니다. 본분을 어기고 윗사람을 범하여 불의가 풍속을 이루고, 함부로 나아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