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532] 문슬침서 (捫虱枕書)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9.08.15 03:15 | 수정 2019.08.15 1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왕안석(王安石)은 두보(杜甫)의 시 중 '주렴 걷자 잠자던 백로가 깨고, 환약을 빚는데 꾀꼬리 우네(鉤簾宿鷺起, 丸藥流鶯囀)'란 구절을 아껴 뜻이 고상하고 묘해 5언시의 모범이 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다가 스스로 '청산에서 이 잡으며 앉아 있다가 꾀꼬리 울음소리에 책 베고 자네(靑山捫虱坐, 黃鳥枕書眠)'란 구절을 얻고는 자신의 시도 두보만 못지않다며 자부했다고 한다. 섭몽득(葉夢得)의 '석림시화(石林詩話)'에 나온다. 방 안 공기가 갑갑해서 주렴을 걷었다. 마당가 방죽에서 외다리로 졸던 백로가 그 소리에 놀라 깨서 저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