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인성과 현대문화 80

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그 주장은 위험하다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그 주장은 위험하다 선정적인 범죄 보도 물론 피해야… 하지만 세상에 무조건은 없어 ‘聖戰’ 외친 인종 학살, 자신만 정의고 상대는 ‘서사 없는 惡’ 취급 얄팍한 단순화 반복할수록 인간은 윤리 잃고 더 잔인해진다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3.08.24. 03:00 일러스트=이철원 구호나 아포리즘, 밈이 담론을 대체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시대의 비극이다(구호나 아포리즘, 밈을 담론이라고 믿는 것은 코미디이고). 때로 그런 구호가 ‘공인되지 않은 입법자 노릇’을 하는 모습도 목격하는데, 그럴 때에는 비극이 아니라 공포물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저 작은따옴표 안의 문구는 미국의 영화 평론가 데이비드 덴비가 1960년대 반문화 운동을 회고하며 사용한..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행복하다

문화·라이프문화 일반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행복하다 [파워라이터] [17] 서은국 연세대 교수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사람은 서로에게 반사되는 빛으로 가장 행복해진다"며 "행복한 사회를 위해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지호 기자 김민정 기자 입력 2023.08.09. 03:00업데이트 2023.08.09. 10:59 지난 1일 연구실에서 만난 서은국 연세대 교수. 그는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놀라는 게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에 배려가 많지 않고 날 서 있다. 별것 아니지만 수많은 불쾌가 누적되면 곪아 터진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행복의 기원’(2014) 저자 서은국(57)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를 만난 지난 1일 연구실은 푹푹 쪘다. ..

남의 좋은 일 축하만 해줘도 복 짓고, 악플 달면 복 까먹죠

남의 좋은 일 축하만 해줘도 복 짓고, 악플 달면 복 까먹죠 중앙선데이 입력 2023.07.29 00:01 업데이트 2023.07.29 00:14 정영재 기자 ‘불교계 아이돌’ 광우스님 서울 서초동 BTN불교TV 스튜디오 뒤 산책로에서 광우스님이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다. 최영재 기자 “여러분, 행복해지고 싶습니까? 복을 지으십시오. 선업을 지으십시오. 공덕을 쌓으십시오.” BTN불교TV의 ‘소나무(소중한 나, 무한 행복)’를 8년째 진행하는 광우스님이 꼭 하는 마무리 멘트다. ‘소나무’는 불교 관련 프로 중 시청률 부동의 1위다. 동자승 같은 동글동글한 외모의 광우스님은 불교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스토리텔러’이자 ‘불교계 아이돌’로 불린다. 그는 생활 속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

“100살까지 살고 싶다” 韓 50%, 고령화 먼저 겪은 日은 22%

“100살까지 살고 싶다” 韓 50%, 고령화 먼저 겪은 日은 22%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3.06.01. 13:12업데이트 2023.06.01. 18:38 요즘 카카오톡 단톡방 유행어 중에 ‘100세 시대엔 9988231’이란 게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다시 벌떡 1어나서’ 100세까지 살자는 의미다.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는 축복이니까 충분히 누려보자는 소망이 담겨 있다. 1일 본지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성인 남녀 5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기대감이 뚜렷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로 주요국 중 최악 수준이지만,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100살까지 살고 싶다’고 희망하고..

현지 투어란 무엇인가

20시간짜리 미국 당일 투어, 교민들 쌍수 들고 말리는 이유 카드 발행 일시2023.05.19 0시간짜리 미 현지 투어란 무엇인가 20시간짜리 미국 당일 투어, 교민들 쌍수 들고 말리는 이유 카드 에디터손민호최승표 중앙일보 2023.05.19 해외여행 일타강사④ 현지 투어 지난 세 차례 강의에서 개별자유여행(FIT·Free Individual Tour)의 양대 과제 ‘항공권 구입’과 ‘숙소 예약’에 대해 공부했다. 비행기표도 사고 호텔도 구했으니 이제 ‘놀거리’ 과제로 넘어갈 차례다. 여행 가서 뭐하고 놀까? 아무것도 안 할 수 있겠으나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다. 솔직히 말해, 널브러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패키지여행은 가이드만 따라다니면 만사가 해결되지만, FIT는 모든 걸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이..

'사랑의 표현' 키스 언제부터? 4500년 된 점토판보니 적나라하다

'사랑의 표현' 키스 언제부터? 4500년 된 점토판보니 적나라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3.05.19 11:55 업데이트 2023.05.19 12:12 하수영 기자 구독 성행위 중 입맞춤하는 남녀를 묘사한 바빌론 점토판.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제공 인류가 적어도 4500년 전부터 친밀함과 성적인 애정 표현을 위해 키스를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와 영국 연구자들이 기원 전 약 25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점토판을 분석한 연구 결과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등 연구진은 18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글에서 "키스는 다양한 지역과 문화에 걸쳐 보편적으로 행해졌다"라며 이처럼 밝혔다. 이는 성적인 의미의 키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청동기 시대인 ..

"집에 못가 울고 가오"…600년 전 남편이 쓴 '한글 편지'엔

"집에 못가 울고 가오"…600년 전 남편이 쓴 '한글 편지'엔 중앙일보 입력 2023.03.09 20:04 업데이트 2023.03.09 20:18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현예슬 기자 구독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 편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되는 조선시대 군관으로 활동한 나신걸(1461~1524)이 아내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인 '나신걸 한글편지'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분(粉·화장품)과 바늘 여섯 쌈을 보내오. (내가) 집에 다녀가지 못하여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 하며 울고 가오. 어머님과 아기 잘 보살피며 있으시오. 올해에는 나오고자 하오. -나신걸의 편지 중 일부 내용 부인을 위한 애틋한 마음이 담긴 남편의 편지가 보물로 지정됐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10~20대 극단선택 급증, 짙어가는 우울사회

[사설] 10~20대 극단선택 급증, 짙어가는 우울사회 중앙선데이 입력 2023.04.22 00:30 지면보기 전체 자살률은 감소, 10~20대는 4년 새 40% 폭증 치열한 경쟁 스트레스, SNS 비교로 상대적 박탈감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정신과 치료 문턱 낮춰야 며칠 전 서울 강남구에서 여학생 A양이 극단선택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로 생중계돼 큰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을 수십 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해 논란이 됐다. 계속해서 자극적인 것을 찾는 온라인 관음증과 삶의 마지막 장면까지 생중계하는 지나친 SNS 의존증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했다. 더욱 큰 문제는 극단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가 ‘밈’처럼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양이 활동했던 인터넷 커뮤니티의 우울증 갤러리는 극단선..

그날은 부활절이었다…아펜젤러·언더우드 선교사, 제물포항 내린 날

그날은 부활절이었다…아펜젤러·언더우드 선교사, 제물포항 내린 날 중앙일보 입력 2023.04.14 00:48 지면보기 백성호 기자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구독 백성호의 현문우답구독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138년 전이었다. 그날은 부활절(1885년 4월 5일)이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인천 제물포항에 임신 2개월 된 부인과 함께 아펜젤러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그리고 언더우드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가 조선 땅에 도착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일본을 거쳐 제물포항까지 오는 긴 여정이었다. 가장 먼저 배에서 내린 이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부인이었다. 낯선 땅 조선의 제물포항에서 아펜젤러와 언더우드는 기도를 했다. 당시 기도문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다. “조선 백성들에게 밝은 빛과 자유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지역·지식 공동체 둘 다 무너지는 중...장막 뒤에 인터넷이 있다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지역·지식 공동체 둘 다 무너지는 중...장막 뒤에 인터넷이 있다 이웃 간 벽 높이는 중산층 붕괴와 양극화가 지역공동체 무너뜨리고 객관적 자세·숙의의 시간 없애는 가짜뉴스와 SNS가 지식공동체 허물어 12일은 제1회 ‘도서관의 날’, 독서 모임이 두 공동체 복원 첫발 될 것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3.04.06. 00:00업데이트 2023.04.06. 08:13 6년 전 독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독서 모임을 열었다. 팟캐스트 제작 팀원들과 함께 주제 도서를 읽으며 인터넷 공유 문서에서 감상을 나눴다. 가끔 토론도 벌였다. 처음에는 독서 모임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팟캐스트 대본을 쓰기 위한 재료를 만들어내려고 시도한 일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 모임에 아무 ..

"서구사회에 없는 답, 한국에 있다" 사회학계 원로가 파고든 것

"서구사회에 없는 답, 한국에 있다" 사회학계 원로가 파고든 것 중앙일보 입력 2023.03.17 00:48 지면보기 백성호 기자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구독 백성호의 현문우답구독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지금은 위기의 시대다. 선비문화에 그 대안이 있다.” 8일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서울대 김경동(87) 명예교수를 만났다. 그는 한국 사회학계의 원로이자 학술원 회원이다. 최근에는 『선비문화의 빛과 그림자』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철 지난 것으로 치부되는 선비문화에 그는 왜 천착하는 것일까. 이유를 물었다. 지금 ‘선비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답을 하기 위해서다. 서구에서 못하는 답을 동양에서, 그것도 한국에서 하기 위해서다. 사회학자로서 볼 때 지금 우리는 ‘대변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본다. 영..

인간관계 오래 가려면 ‘배터리 스와핑’처럼 교류 활발해야

인간관계 오래 가려면 ‘배터리 스와핑’처럼 교류 활발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3.02.11 00:20 업데이트 2023.02.11 03:52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인문학자의 과학 탐미 인문학자 2019년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로스트 인 스페이스’에서 로빈슨 가족은 자원의 고갈과 오존층 파괴로 이주할 만한 장소를 찾아 우주로 떠난다. 어떤 미지의 장소에 불시착하여 우주선을 바다에 빠뜨려버리고 추운 밤을 맞이한다. 바다마저 꽁꽁 얼어붙는 절대 위기의 순간 목숨 걸고 한 행동은 우주선에서 리튬이온전지 팩을 꺼내오는 것이었다. 이렇듯 서로 다른 기기를 동일한 전지로 사용한다는 배터리 스와핑(Battery Swaping)이 전기차에서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이제는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사물 배..

"앞으로도 조심하지 말거라"…층간소음 할아버지의 감동 편지

"앞으로도 조심하지 말거라"…층간소음 할아버지의 감동 편지 중앙일보 입력 2023.03.04 11:54 업데이트 2023.03.04 13:34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김은빈 기자 구독 아래층 노부부가 A씨에게 전달한 편지. 연합뉴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위층과 아래층 주민이 손편지와 조그마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한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사는 A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자신의 딸 2명과 조카 2명을 데리고 아래층을 방문해 사과의 손편지와 롤케이크를 전달했다. 아이들은 각자 이름으로 편지를 한 장씩 썼는데, 떠들고 뛰어놀며 소음을 발생시킨 데 대한 반성과 앞으로 주의하겠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건강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이..

"발전 가능성? 소득·시간이 더 중요하다" 변화하는 MZ 직업가치관

"발전 가능성? 소득·시간이 더 중요하다" 변화하는 MZ 직업가치관 중앙일보 입력 2023.03.02 13:00 이수민 기자 구독 MZ세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개인의 발전 가능성보다는 근로소득과 시간으로 변하고 있단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 시내에 직장인 등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연구원은 대졸자 직업 이동 경로 조사(GOMS)를 활용해 2008~2019년 누적 10만4511명의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근로소득과 근로시간, 적성·흥미, 업무 난이도 등 16개 직업 가치 요인의 중요도를 평가해왔다. 그 결과 ‘근로시간·업무량’이 12년간 직업 가치 판단에서 중요도가 가장 크게 상승한 요인이었다고 2일 밝혔다. 중요도 순위별로 보면 근로소득이 3위에서 1..

“넌 남들과 달라” 믿어준 부모… 외톨이 스필버그가 명감독으로

“넌 남들과 달라” 믿어준 부모… 외톨이 스필버그가 명감독으로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 [52] 베스트보다 ‘유니크’… 유대인만의 교육법 홍익희 전 세종대 교수 입력 2023.01.10 03:00 부모의 상상력·호기심 자극 교육 덕에 세계적 거장으로 큰 스필버그 감독 - 미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2012년 영화 ‘링컨’ 촬영장에서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컴퓨터 엔지니어였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 출신 식당 경영자였다. 어린 시절 외톨이로 지냈던 스필버그가 영화의 거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그가 상상력과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준 부모의 역할이 컸다. 뛰어난 업적을 일군 유대인 뒤에는 대개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성원해온 부모가 있다. /앰블린 트위터 유대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