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7/02 4

[8] 서울 공덕동 약국 내 서점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몸의 병은 약으로, 마음은 책으로… 약국과 서점의 특별한 공생[우리 동네 이런 서점] [8] 서울 공덕동 약국 내 서점 '아직 독립 못 한 책방'황지윤 기자입력 2025.03.11. 00:51업데이트 2025.03.11. 08:44 박훌륭 약사 겸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아독방)’ 대표는 출판사 등록도 했다. 약국 안 서점 코너에서 그간 출판한 책 몇 권을 들어 보였다.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시리즈. 기성 작가와 신인 작가 등 아독방 독자들이 익명으로 쓴 글을 모았다./박성원 기자심한 감기에 걸려 콜록대며 서점을 찾았다. 골골대는 기자의 상태를 보더니 박훌륭(44)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대표가 온장고에서 따끈한 향갈탕을 꺼내 손에 쥐여주었다. “이거 드세요.” 병을 따니 한방 약재 냄새가..

[32] 작고 여린 것들을 부디 고이 거두어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32] 작고 여린 것들을 부디 고이 거두어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5.03.27. 00:38업데이트 2025.03.27. 06:16 꽃잎을 거둬올려두는 마음에복스러운 미소花(はな)びらを置(お)くここちして福笑(ふくわら)ひ봄이 봄 같지 않고 뒤숭숭해서 꽃을 보아도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지 않는다. 지천으로 개나리도 피었고, 목련도 피었는데, 웃음이 안 난다. 전국에 산불이 일고, 도심에 싱크홀이 생기고, 가게에서 손님이 끊기고, 민심은 어느 때보다 둘로 쪼개져 정국은 난파선이 되어 가고. 안 그래도 한반도는 반쪽인데 그게 또 반으로 갈라지니 네 쪽으로 폐망한 조선 왕조의 붕당 정치가 떠오르는 요즘이다.지난 세기 세계 전쟁은 경제 불황에서 비롯되었다. “지금이야말로 모..

[232] 간저한송(澗底寒松)

[정민의 世說新語] [232] 간저한송(澗底寒松)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10.16. 03:10 진(晉)나라 때 좌사(左思)의 '영사(�史)' 제2수다. '울창한 시냇가 소나무, 빽빽한 산 위의 묘목. 저들의 한 치 되는 줄기 가지고, 백 척 소나무 가지를 덮네. 귀족들은 높은 지위 독차지하고, 인재는 낮은 지위 잠겨 있구나. 지세가 그렇게 만든 것이라, 유래가 하루아침 된 것 아닐세(鬱鬱澗底松 離離山上苗 以彼徑寸莖 蔭此百尺條 世胄�高位 英俊沈下僚 地勢使之然 由來非一朝).'그는 '간저송(澗底松)'과 '산상묘(山上苗)'를 대비해 능력도 없이 가문의 위세를 업고 고위직을 독차지한 벌족(閥族)을 산꼭대기의 묘목에, 영특한 재주를 품고도 말단의 지위를 전전하는 인재를 냇가의 소나무에 견주었다. ..

사회학자이자 시인 "詩는 지옥 같은 세상 속 해방구"

사회학자이자 시인 "詩는 지옥 같은 세상 속 해방구"8년 만에 신작 시집 낸 심보선"거시적·미시적 관점 둘 다 좋아"황지윤 기자입력 2025.07.02. 00:33업데이트 2025.07.02. 09:59 “시(詩)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당장 어떻게 숨 쉴지, 삶에서 미시적인 해방구를 만들어 줍니다.”시집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했던'은 한여름이 되어서 독자에게 왔다. 심보선은 "어느 계절이건 시를 읽고 쓰는 행위를 봄이라고 불러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장경식 기자 8년 만에 시집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했던’(아침달)을 펴낸 심보선 시인(55)을 만났다. 대학에 적을 둔 사회학자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시를 쓴다. 그는 “쓰지 않고 쓰는 생각만 했던 시간이 유독 길었다”고 했다.199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