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편지] 마을 모든 생명의 유일한 젖줄인 우물을 지켜온 큰 나무 ★ 1,241번째 《나무편지》 ★ 회화나무 꽃송이가 길 위에 한가득 내려앉았어요. 이맘 때의 어디에서라도 볼 수 있는 풍경이겠죠. 꽃 피고 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건만 새로 피어난 꽃을 바라볼 때와 달리 길 위에 시들어 떨어진 꽃을 바라볼 때의 느낌은 참 다릅니다. 바라보는 사람 없이 적적히 피었다가 떨어진 꽃송이는 더 그렇습니다. 본성에 따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람들의 비질에 씻겨 청소차에 실려 추방되어야 하는 쓰레기 신세인 걸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도 나뭇가지에 열매 맺힐 흔적만큼은 남겨놓았으니, 떨어진 회화나무 꽃으로서야 할 일 다 하고 떨어진 셈이겠지요. 수북이 쌓인 사진첩에서 그 동안 만났던 회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