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07/09 8

[54] 꽃이 아름다운 만 가지 이유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54] 꽃이 아름다운 만 가지 이유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입력 2023.03.10. 03:00 꽃을 기다린다. 저 멀리서 들리는 꽃 소식 말고, 마른 가지를 거짓말처럼 뒤덮어서 어느 날 문득 마음을 콩콩 두드리며 눈부신 아침을 만들어 줄 꽃을 기다린다. 곧 지고 말 잠깐의 찬란한 시간을 기다린다. 초록보다 오래지 않아서 더 애틋할 설렘을 기다린다. 꽃이 아니라면 무엇이 시절을 그토록 빛나게 할 수 있을까. 구성수(1970~)는 ‘포토제닉 드로잉(Photogenic drawing)’ 연작에서 꽃을 소재로 삼아서, 성실하면서도 다재다능한 작가적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냈다. 사진이 지닌 매체적 특성과 쉼 없이 변모하는 생명력에 대한 탐구가 이 작업을 가능하게 했..

[187] 치모랍언 (梔貌蠟言)

[정민의 世說新語] [187] 치모랍언 (梔貌蠟言)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2.04. 23:30     시장에서 말 채찍을 파는 자가 있었다. 50전이면 충분할 물건을 5만전의 값으로 불렀다. 값을 낮춰 부르면 마구 성을 냈다. 지나가던 부자가 장사꾼의 말에 혹해 5만전에 선뜻 그 채찍을 샀다. 부자가 친구에게 새로 산 채찍 자랑을 했다. 살펴보니 특별할 것도 없고 성능도 시원찮은 하품이었다. "이런 것을 어찌 5만전이나 주고 샀소?" "이 황금빛과 자르르한 광택을 보시구려. 게다가 장사꾼의 말에 따르면 이 채찍은…." 그가 신이 나서 설명했다.친구는 하인에게 뜨거운 물을 가져오래서 그 채찍을 담갔다. 그러자 금세 비틀어지더니 황금빛도 희게 변해버렸다. 노란 빛깔은 치자 물을 들인 것이었..

[4] 두려움에 맞서는 계절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4] 두려움에 맞서는 계절 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2.01. 03:00업데이트 2024.03.22. 16:55   머지않아 봄매화꽃님 보세요눈 속의 여인 春浅[はるあさ]し梅様[うめさま]まゐる雪[ゆき]をんな 단 한 줄의 편지. 머지않아 봄. 수신인은 매화다. 발신인은 아름다운 눈의 여인. 눈보라 치는 한밤중, 백옥처럼 새하얀 여인이 그윽하게 매화를 바라본다. 매화님, 그간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나요. 이리도 추운 계절에, 그리도 곱게 피어계시다니. 매서운 추위에 맞서는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여인은 엄동설한에 핀 매화가 안쓰러워 짧은 글을 띄운다. 그래요, 봄이 머지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이렇게 하찮은 제가 당신을 응원합니다.이 여인은 누구일까..

낭만시인 첫 걸음 - 시창작 1 강

낭만시인 첫 걸음 - 시창작 1 강 ■ 시의 정의* 영원불변한 시의 정의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 ! * 모든 예술은 창작자(예술가)의 창의력에 따라 새롭게 태어난다! * 그러나 시에 필요한 요소는 존재한다! ■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가 말하는 좋은 시에즈라 파운드는 시의 요소를 ‘센스, 사운드, 이미지, 톤’ 네 가지로 설명하였다.  1. 센스(sense) * 표현에 있어서 상식적 진술이 아니라 맛있는 감각 * 시는 설명이 아니다  2. 사운드(sound)*운율. 우리 말이 지니고 있는 의성어, 의태어 사용 등*시조 時調가 지닌 율격에 관심을 가진다. 3434 3543 3434   3. 이미지(image)* 시중유화 詩中有畵 : 시를 읽어 가는 동안 우리의 마음속에 그 려지는 그림을 ..

시창작은 시 읽기부터

모든 사람은 표현의 욕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언어를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언언어가 내포하고 있는 여러 기능때문에 시로 드러내기는 쉽지 않습니다낭만시인 첫걸음은 여러 경향의 시를 읽고, 분석을 통해 시쓰기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총 10강의 내용은 한 편씩의 시를 제시하고 함께 감상하면서 시 쓰기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검토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창작에 관심을 가진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4년 7월 나호열 * 강의록은 복사가 가능하나 출처를 밝혀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석굴암 비밀 왜 나와? ‘공사 변소 문짝’ 기막힌 반전

마음 챙기기 더 헤리티지:시즌2여기서 석굴암 비밀 왜 나와? ‘공사 변소 문짝’ 기막힌 반전카드 발행 일시2024.06.19에디터강혜란더 헤리티지 시즌2: 알면 더 보인다…‘기막힌 유물’의 재발견도대체 이 유물은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된 걸까. 박물관이나 문화유산 현장을 다니다 이런 궁금증 가져보신 적이 있으시죠. ‘더 헤리티지’가 시즌2에서 이 같은 유물들의 ‘기막힌 사연’을 소개합니다. 원래는 우리 삶의 한순간에 있다가 세월 속에 박물관 ‘보물’이 되기까지 스토리&히스토리를 캐냅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박물관의 흥미진진한 뒷얘기도 함께 만납니다.1907~1908년 “경주 토함산 꼭대기 동쪽에 큰 석불이 파묻혀 있다”는 말이 인근 일본인들에게 퍼져갔다. 이 말을 전한 게 우연히 그쪽을 들렀던 조선인 우편..

유물과의 대화 2024.07.09

달맞이꽃 터지는 소리, 들어볼까요?

달맞이꽃 터지는 소리, 들어볼까요?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4.07.09. 00:00   길가 등 여기저기에 노란 달맞이꽃이 피기 시작했다. 달맞이꽃을 보면 박완서 단편 ‘티타임의 모녀’가 떠오른다. 이 작품은 부자집 아들인 운동권 남편과 사는 여공 출신 아내의 소외감과 불안을 그린 소설인데, 달맞이꽃이 중요한 상징으로 나오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소설이므로 그 당시 시대 상황을 감안해 읽으면 좋을 것이다.◇달맞이꽃 필 때처럼 신경 곤두세우는 남편주인공은 파출부인 엄마가 자신이 사는 대형 아파트에 와서 이것저것 감탄하며 파출부 티를 내는 것이 못마땅하다. 주인공은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위장취업한 남편을 만났다. 아들 지훈이를 낳아 서울 변두리 3층집 옥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