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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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2021.12)

이름을 부르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7. 18. 13:19

이름을 부르다

 

 

 

떠나간 사람을 붙잡을 수는 없어도

마음 밖으로 어찌 보낼 수 있으랴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을 때

나를 호명하면

장항선이 달려오고

바다에 가닿는 언덕 등 뒤로

엄동의 동백 몇 잎

붉게 피어난다

이제는 옛집으로 남은 사람아

끝내 종착역은 더 멀리 떠나

내 몸을 내리지 못할지라도

나는 어둠을 걸어 닿으리라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끝끝내 피어있는 동백아

가여운 내 몸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내 몸에 깃든 장항선 철길을 지우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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