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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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2021.12)

이십 리 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8. 8. 15:55

이십 리 길

 

 

이십 리 길을 갑니다

그 길은 어디에도 닿을 수 있으나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고개를 넘다 스르르 사라지고

문득 강가에서 발길이 멈추기도 합니다

바람을 기다려 자식을 떠나보내는 풀꽃의 마음

슬하에 있어도 이십 리

멀리 떠나도 이십 리

이십 리 길은 내 그리움이 서러운

그 곳 까지 입니다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으면 하고요

어린아이용 키 작은 의자가 있었으면 하고요

저녁 어스름에 닿아

가여운 내 그림자가 잠시라도 앉아 있으면 그만 입니다

이십 리 길은 내 마음의 길

당신도 그 길로 사뿐히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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