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애인아
세월은 거짓말도 용서한다
모질게 도망치듯 너를 보냈는데
때는 눈보라치는 겨울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에서
내게 결별의 찬 손을 내민 것은
너였다고 말한다
다시 어디서든 너를 만날까 두려웠는데
내 눈 안에 너의 얼굴이 담겨 있어
눈물로 씻어내려 했다고 말한다
세월은 자꾸 흘러
거짓말은 거짓말의 진실이 되고
나는 견우 너는 직녀라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온몸을 웅크린 채 땅바닥에 내쳐진
돌멩이는 딱딱한 눈물 이었다
세월은 주어를 이렇게 바꿔주는 것이다
'안부 (2021.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애에 대하여 (0) | 2023.08.21 |
---|---|
이십 리 길 (0) | 2023.08.08 |
이름을 부르다 (0) | 2023.07.18 |
걷는 사람들- 기벌포에서 (0) | 2023.07.13 |
화병 (0) | 2023.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