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내 몸엔 개화의 순간이 새겨진 꽃 문양 문신이 있다 깨지거나 버려질까 울컥거리는 두려움과 불안의 소멸은 몸과 함께 순장될 것이기에 그저 얌전히 당신의 손길을 바루는 일 뿐이다 뿌리가 잘린 채 가슴에 꽂히는 꽃 그림자가 출렁거리고 나는 그저 어딘가에 서 있을테지 의식 없이 내뿜는 향기와 흐트러진 자태를 즐기는 당신의 눈길이 사선으로 빗겨가고 있을 때에도 오직 흙과 불의 혼으로 기억하는 나만의 오르가즘이 피어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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