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잠
잠 자리는 반듯이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팔다리를 가지런히 해야 하는데 온몸을 둥글게 말아야 잠드는 습관이 오래 되었다
바람이 들어 한기가 가득한 방에서 추위가 뭔지 잊어버리고 추워라는 말도 잊어버린 어머니는 몇 해 겨울을 그리 보내시었다
그 방 그 얇은 이불을 버리지 못하고 어머니 뱃속에서 그리하였듯 다리에 얼굴을 묻고 물속을 유영하는 새우잠이 이 세상의 모든 그리움의 상형象形임을 위안 삼는 밤
멀리 있는 그 누군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듯하여 이 밤 나는 달팽이의 집 속으로 돌아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