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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봉의 소설 읽기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12. 29. 12:54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잠시 방을 비추던 햇살은 이내 사라졌다. 사내는 천호동 쪽으로 앉아 여전히 뭔가를 빚고 있었다. 새벽에 심한 갈증으로 깼을 때도 그렇게 앉아 있었으니 서너 시간은 족히 지났을 것이다. 하지만 사내는 밤을 새며 그 짓을 해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내는 곧잘 그러했기 때문이다.

 

나는 실눈을 뜨고 방을 둘러보았다. 방안은 온통 난장판이었다. 묵은 때로 절은 옷가지와 함께 며칠째 윗목으로 밀려나있는 냄비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다. 냄비에 눌어붙은 잔반에서 나는 쉰내와 습기를 잔뜩 먹은 좁은 골방이 내뿜는 눅눅하고 매캐한 내음이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죽음의 냄새가 있다면 지금 내가 맡고 있는 냄새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운신을 못하고 자리를 깔고 누워 누군가에 의해 몸이 거둬질 때를 기다려야만 하는 노인네들 몸에서 나는 비린내와 같은, 조금씩 몸과 정신을 삭히며 내려앉는 죽음을 같이 한 그런 냄새였다.

냄비 옆에는, 내 죽음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려다 지친 사열병처럼, 제각각의 폐지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나는 더 이상의 각혈을 받아내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라 생각하며, 이제는 저 놈의 각혈을 받아내기 위해 휴지를 쓰지 않으리라 작정했다.

 

사내는 여전히 고개도 돌리지 않고 퍼질러 앉아 나신을 빚고 있다. 나는 사내가 빚고 있는 나신은 ‘기똥찬 몸매’를 가진 사내의 도망간 ‘멋쟁이 애인’임을 알고 있다. 남한산성 중턱에 있는 모래땅 분지인 사앙골의 움막에 들어오며 알게 된 사내는, 천호동으로 난 길을 보며 퍼질러 앉아 나신을 빚지 않으면 언제나 멋쟁이 애인을 주워 섬겼다. 아마 내가 죽을 때도 그리고 사내가 나의 시신을 거둬 줄지는 알 수 없지만, 내 북망길의 길동무로 자신의 멋쟁이 애인을 붙여 줄 것처럼 얘기했다.

 

묵은 때와 땀에 절은 카시미론 이불을 밀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맞은편 골짜기는 훤히 밝아 있었다.

“이 불쌍한 화상은 오늘도 헛심만 키고 있네. 쯧쯧쯧”

나는 사내를 자극했다. 밤을 새며 도망간 멋쟁이 애인과 밀담을 나누던 사내가 찌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이 미친 암쟁이가 또 무슨 지랄을 하려고 벽두 새벽부터 차가운 눈길을 던졌다.

그런 사내의 굳은 표정 뒤로는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사내의 그런 눈초리와 표정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사내의 얼굴 뒤로 보이는 맑은 하늘 때문인지도 몰랐다. 사내의 아픈 기억의 생채기를 건드린 것은. 사내는 험한 인상만 한 번 더 구기고는 고개를 돌렸다. 다시 애인과의 교감에 들어가는 사내를 보며, 나는 앞으로 일어날 사내의 발작을 생각했다.

 

내가 처음 사앙골에 올라왔을 때, 사내는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때 사내가 내게 보여준 그 표정은, 움막을 찾아온 환자에 대한 짠함이나 쓸쓸한 잔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나의 병약한 모습에 대한 조소나 비꼼을 담은 그런 웃음이었다. 마주보이는 두 방의 빈 쪽을 찾아 짐을 풀 때, 사내는 일주일 전까지 그 방의 임자는 칠순의 할망구였다고 덧붙였다. 주인으로서는 아주 차가운 첫인사였다.

다다미 세 칸 크기의 방에는 미닫이창과 낡은 호롱이 하나 달랑 놓여 있었다. 일주일 전까지 사람이 살고 있던 흔적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사내는 마루턱에 걸터앉으며, 맞은편에 보이는 것은 청량산이며, 물건을 사려면 면사무소가 있는 광암리나 산성이 있는 산성리로 나가야 한다며, 이 곳 생활에 필요한 얘기들을 주섬주섬 늘어놓았다.

 

사내에 대한 나의 인상은 첫 날 느꼈던 싸늘함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나는 불안하고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사내에게 더 이상의 호감을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사내는 지난 오년을 이 곳에서 보내며, 본인 손으로 네 구의 시신을 거두어냈지만, 자신은 반드시 건강해서 돌아가리라는 자신의 생에 대한 끈질긴 고집을 보였다.

청량산은 서쪽으로 누워 있었다. 산의 중턱을 지르며 내려오는 골짜기는 건강한 여인의 생식기마냥 깊고 진한 생기를 띄고 산의 맥을 이어받아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조석으로 산새들이 찾아와 나의 낮은 미닫이창에서 울어댔다. 간간히 들려오는 장경사 범종 소리도 나를 편하게 해주었다.

 

열린 방문으로 산의 찬바람이 쏟아져 들어왔다. 청량산의 앞쪽 능선을 타고와 뒤쪽으로 빠지는 바람은 항상 따뜻하게 이 자그마한 움막을 감싸주었다. 바람으로 인해 나는 기분이 맑아졌다. 그리고 오래간만의 상쾌한 기분을 해치지 않기 위해, 사내를 더 자극하지 않고 발작을 기다리기로 했다.

멋쟁이 애인과의 사랑에 열기와 깊이가 더해가던 중에 사내가 가진 병이 악화되었다 한다. 멋쟁이 애인은 처음에는 사내의 증상에 동정과 연민을 보여주며 함께 아파했다 한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반복되었던 사내의 의식불명에는 사내의 애인도 손을 들었다 한다. 사내와의 사랑과 연민이 무시로 간단없이 무너져 내리던 어느 날 ‘멋쟁이 애인’이 그냥 ‘여자’가 되어 사내를 떠났다 한다.

 

여자가 되어 떠나버린 멋쟁이 애인은 사내를 고주망태로 만들었고, 사내는 술을 마실 때마다 자신을 떠난 ‘여자’들을 매일 품었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는 아주 몹쓸 병에 걸린 자신의 남성을 잘라버리곤, 살기 위해 이 사앙골로 들어왔다고 했다.

능선을 타고 내려온 찬바람이 움막을 다 빠져나갈 때 쯤, 사내의 발작이 시작되었다. 사내가 밤새 빚은 멋쟁이 애인을 땅바닥에 패대기쳐 떡을 만든 후, 식식대며 단숨에 이홉들이 소주 한 병을 비웠다. 그리고는 억울하고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소리를 질러댔다.

“야 이 가시나야, 콱 뒤져뿌라. 이 여엄병할, 지애비하고 붙어먹을 가시나는……”

사내는 광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고향은 경상도 어디라고 했으나, 사내의 얘기에는 언제나 온갖 사투리들이 뒤섞였다. 이는 지금까지 살아온 사내의 행로가 그의 얘기에 섞이는 정체불명의 다양한 방언만큼이나 험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욕으로 말문을 튼 사내의 본격적인 분탕이 시작되기 전에 나는 방문을 닫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내가 사내의 발작을 처음 본 것은 움막에 올라오고 달이 한 번 어스러지고 난 후였다. 게거품을 입에 문 사내는 금방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표정으로 쌍욕을 해댔다. 연신 기침을 해대며, 목이 잠겨 그렁그렁한 쉰 소리로 뱃속을 긁어내듯이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댔다.

삼십 여분 그 짓을 하던 사내가 그 자리에 꼬꾸라졌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사내 옆에 얼굴이 반쪽으로 찌그러진 채 엎어져 있던 사내의 멋쟁이 애인을 처음 보았다.

나는 다 죽어 자빠진 사내를 방으로 옮기고는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었다. 한참 후 사내는 정신을 차렸다. 정신이 든 사내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놀랐고, 옆에 있는 내게 매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며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했다. 첫 잔을 내게 건넨 후 사내는, 발작에서 깨어나면 술로 뒤풀이를 한다는 사설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흘렸다. 그리고 나는 사내와의 첫 술자리에서 사내의 지난날을 들을 수 있었다.

 

사내는 자신이 처음으로 이 움막을 지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동안 폐병쟁이 둘, 중풍 노파 하나, 간질병 처녀 하나의 시신이 들려나갔다 했다. 내가 노파의 뒤를 이어 들어왔고, 우리 둘 중 누구 하나가 들려나가면 또 누군가가 우리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이라 하며, 간질병 처녀의 얘기를 이었다.

사내가 움막에서 처음으로 폐병쟁이를 보낸 자리에 말끔하게 생긴 처녀가 들어왔다 했다. 사내는, 사람 용모 멀쩡하고 아주 매력적인 미소와 몸매를 지닌 이십대의 젊은 처녀가 왜 인가도 없이 외진 사앙골 움막으로 들어왔는지 궁금했지만, 그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한다. 몸에 든 병이든 마음에 든 병이든 같은 것이기 때문에 요양차 온 것쯤으로 여겼다 했다.

 

]처녀가 움막으로 온지 한 달 쯤 지나, 그 녀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이상한 소리를 들으며, 사내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한다. 처음에는 갓난 애기의 칭얼대는 소리나 연인들끼리 도란도란 나지막하게 주고받는 얘기같이 들렸다 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자지러지는 소리에 놀라 사내는 급히 그 녀의 방문을 열고는 잠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고 했다.

마지막 잔광을 길게 움막에 드리웠던 해는 청량산 뒤로 숨고 있었다. 해를 밀어내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어둠이 사내의 방을 은밀히 감싸기 시작했지만, 사내는 호롱불을 당기는 대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 가시나가 되진 것도 딱 이 때 쯤인디’ 라며 말을 이었다.

 

방문을 여니, 여자는 속옷까지 홀라당 발가벗은 채 입에 거품을 물며 숨이 넘어가고 있었다 한다. 여자의 두 눈은 뒤집혀 허연 흰자위만 보였고, 사지는 경련으로 계속 뒤틀리고 있었다. 사내는 잠시 움칫했다. 사내의 당황은 그 녀의 발작 때문이 아니라 벗은 몸 때문이었다. 사내가 움막으로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접하는 그녀의 탱탱한 나신이 사내를 아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사내는 오래간만에 주체 못하게 일어서는 욕정과 함께 처녀를 감싸고 있는 죽음의 사신을 떨치기 위해 주무르기 시작했다. 은밀하게 숨겨져 있던 처녀의 사지를 주무르던 사내의 손이 탄력있는 젖무덤을, 그리고 온 몸을 거슬러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며 더듬을 때쯤에는, 이미 결딴난 사내의 몸도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사내의 말초신경이 대책없이 곤두서는 것과 비례해서, 그 녀는 화색이 돌아오며 푸르뎅뎅하던 살도 발갛게 달아오르며 땀을 내기 시작했다.

 

낮게 가라앉아 둘을 억누르던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밀려가고 그와는 다른 생기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사내의 한 시간이 넘는 열과 성을 다한 마사지로 그 녀는 정신을 되찾았다. 처녀는 사내에게 물을 달라고 했으며, 사내는 옆에 있던 주전자를 그 녀에게 건네주었다. 달게 물을 마신 처녀는 아주 예쁜 미소를 지으며 사내를 자신의 품으로 끌었다 했다.

그이후로 처녀의 증상은 보름거리에서 열흘거리로 바뀌었으며, 처녀가 청량산 반석거리에서 떨어질 때쯤에는 달거리가 하루거리의 발작이 찾아왔었다. 처녀와 함께 했던 1년여 동안 사내는 젊은 육체와의 지분거림을 계속했다고 했다. 살기위해 자신의 남성을 없애버린 사내였으나, 여자가 발작할 때는 사내가, 조용할 때는 여자가 상대방의 문턱을 넘었다 했다.

청량산이 농익은 단풍을 뽐내고 때이른 나무들이 하나씩 둘씩 낙엽도 떨어뜨릴 때쯤이었다. 낮고 짙은 회색빛 먹구름이 깔린 것이 한자락 소나기라도 퍼부을 것 같은 날이었다.

 

사내는 심한 중압감에 눈을 떴다. 언제 왔는지 처녀는 순대꼬투리만큼만 남아있는 사내의 뿌리를 보고 있었다. 사내는 보지 않아도 처녀가 짓고 있을 원망의 눈길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유야무야 넘어갔던 처녀의 갈증은 지분거림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었다. 뜨거워진 처녀의 몸은 욕정을 샘물처럼 품어내며 더욱 강한 자극을 요구했지만, 사내에게 그런 처녀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사내가 깨는 기척을 느낀 처녀는 사나운 맹수처럼 사내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긴 몸싸움 끝에 사내는 마침내 그 녀의 머리끄덩이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처녀의 따귀를 사정없이 올려붙였다.

처녀는 발정기의 암컷처럼 울부짖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온 그 녀의 울음은 깊고 깊은 자신의 구곡간장을 돌고, 사내를 돌고, 움막을 돌고, 산을 돌았다. 그것은 수컷을 찾는 암컷의 굶주린 야성이었다. 삼라만상 모든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건강한 암컷의 음울한 고백이자 포효였다.

 

사내의 손에 잡혀 괴성을 질러대던 처녀가 갑자기 홱 머리를 빼고는 움막 밖으로 뛰쳐나가 달리기 시작했다. 처녀와의 몸싸움에서 탈진한 사내는 잠시 한 움큼 손에 잡힌 머리카락과 멀어지는 그 녀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는 마른기침을 해대며 그 녀를 쫓기 시작했다. 사내는 ‘미친 듯이’, 이 단어가 그 녀를 아우를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말했다, 산을 오르는 그 녀의 옷은 갈가리 찢겨지고 생채기로 긁힌 몸에는 피가 흐르고 있어,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천도굿을 올리며 무아지경에 빠진 무녀처럼 섬뜩하게 자신을 빨아들였다 한다. 그렇게 산을 오르던 처녀는 반석바위에서 갑자기 몸을 돌려 청량산 깊은 골짜기로 몸을 날렸다 한다.

 

얘기를 마친 사내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알 수 없는 야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는 사내의 그 표정의 의미를 읽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사내는 표정이, 지금까지 얘기해온 처녀의 죽음과는 전혀 무관한 득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사내가 처음 보았던 처녀의 발작과, 사내가 내게 보여준 자신의 첫 발작이 동시에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며, 나는 사내의 방을 빠져나왔다.

청량산 중턱의 반석바위가 달빛에 희끄무레 빛나고 있었다. 바위는 잘생긴 남근 모양을 하고 있었다. 바위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남성을 힘껏 세운 남성처럼, 힘과 윤기를 뽐내고 있었다.

방으로 들며, 나는 사내가 죽음을 겁내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사내가 두려운 것은, 당당한 남성으로서의 생명력을 잃어버린, 스스로 거세한 자신의 수컷일지도 몰랐다.

 

그 날 이후 나는 가능한 사내와 부딪치는 것을 피했다. 어쩌면 사내는 자신이 묵고 있는 앞방에 둥지를 트는 누군가의 죽음을 관찰하기 위해 이 곳에 터를 잡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그 이후의 사내의 발작에 대해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제 삼자로 무관심하게 흘려버렸다.

머리맡 위로 손을 휘저어 담배를 찾았으나 빈 곽만 잡혔다. 며칠을 방에서 꼼짝도 않고 있었으니,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했다. 몇 번을 껐다 켰다 한 꽁초 하나를 집었다. 필터 쪽은 노란 니코틴에 절어 있었다. 아마 내 몸 안도 저렇게 절어가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불을 당겼다.

 

“선생님에게 담배는 자살행위입니다. 선생님의 경우 쉽게 포기할 만큼 치명적인 단계는 아닙니다. 여유를 갖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살행위와 불치의 병은 아니란 말이, 서로 섞일 수 없는 원소마냥 머리에서 따로따로 놀았다. 입 안 가득 침이 고였다. 나의 죽음을, 영국왕실의 근위병처럼 진득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한심하게 까불대고 있는 폐지 쪽을 향해 침을 뱉었다. 침은 이내 방의 이곳저곳으로 흩어지며 나름대로 가장 안정된 자리를 잡았다. 벽에는 일찍 자리잡았다 떠난 타액들이 전사자마냥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사내의 울부짖음이 조용해졌다. 잠시 후면 사내의 격심한 기침소리가 이 움막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나는 좀 더 편한 자세를 잡기 위해 몸을 뒤척였다.

 

방에는 죽음의 끈끈한 그림자가 자리를 틀어잡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자살행위란 말을 곱씹었다. 자. 살. 행. 위. 라고. 하지만 의사는 나는 죽어도 그런 짓을 하지 못할 반 푼 짜리 인간임을 알지 못한다. 자살은 자신의 생에 대한 굉장한 우월감이나 애착을 가진 자들이나 저지르는 생명작업임을 왜 나의 선생님은 모르는 걸까.

갑자기 나는 지금의 내 처지가 매우 우습게 여겨졌다. 내가 사앙골의 이 움막에 올라온 것은, 의사의 말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에서였다. 보다 안정된 시간을 갖기 위해 모두가 떠나간 이 움막을 찾았다. 하지만 나는 첫 날 사내가 불쑥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접근했던 야멸찬 냉대와 이 곳에서 내가 얼마나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지를 일깨워주기 위한 사내의 딴지걸이를 항상 기억하고 있다.

 

때문에 나는 안정을 위한 노력이 아닌 사내와 헛된 힘을 빼야만 하는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내가 잡고 있는 줄의 다른 쪽 끝에는 언제나 팽팽한 사내의 긴장이 걸려있었다. 사내도 나도, 서로를 도와주거나 양보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직 상대방을 밟고 일어서야만 이 움막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긴장감에, 사내와 나는 칼의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내와의 삶의 경쟁이 싫어 사앙골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리진 구름들이 찾아오고 산새들이 노래 불러주는 이 움막이 주는 따스함이 나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내와의 기싸움에 눌려 움막을 떠나는 좀팽이가 되기도 싫었다.

 

사내의 기침소리가 유난히 날카롭게 들렸다. 사내가 며칠을 넘기지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나도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자리보전의 무기력한 날들을 털어버리지 못하면, 사내와 진배없는 상태가 될 것이란 생각도 함께 들었다. 몇 시간 앞의 일도 기약하지 못하는 사내와 죽음의 끈을 당기고 있다는, 아직은 사내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나의 생각은 사내에 대한 긴박한 적대감을 눌러주었다. 죽음은, 아니 죽음만이 아니라 삶도, 투쟁에 의해서가 아닌 순응하는 태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승명부를 든 사자가 와서 우리의 손을 잡고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지, 실체 없는 사내에 대한 분노나 적대감으로 해결할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내만 없다면, 사앙골의 이 움막은 푸근하고 안락한 장소로 내 병을 요양하는데 아주 적당한 장소란 생각을 했다. 주말이나 평일 오후에는 주말 산행족이나 아베크족도 보여, 심심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움막 앞의 석간수와 맑은 공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음이 좋았다. 나는 때맞춰 약을 먹고 운동을 계속 했다. 그리고 산에 올라온 지 두어달 지나 병원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움막을 벗어났다.

 

사내가 나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저녁 어스름과 함께 움막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사내는 청량산 쪽으로 난 길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사내의 얼굴은 노을 때문인지 아님 주독 때문인지 발그스름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암쟁이, 니는 너무 모질게 대들고 있구먼. 그래봤자 언젠가는 뒈질 목심인디, 모질어. 아주 모질겨서 동장군이 돌아앉아 버리는 구먼.”

사내는 자신의 독기를 거침없이 나의 면전에서 쏘아댔다. 그런 사내의 한 손에는 얼굴 한 쪽이 잔뜩 구겨진 멋쟁이 애인이 들려 있었다. 사내는 증오와 원망의 적대감이 가득찬 눈길을 하고 표독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악다구니를 써댔다.

아슬아슬하게 청량산에 걸려있던 해는 넘어가고, 언제 나왔는지 모를 보름달이 반석바위에 걸려있었다.

“징혀, 허벌나게 징혀.”

반석바위에서 떨어진 간질병 처녀가 가졌을 사내에 대한 분노나 증오가, 지금 사내가 내게 짓는 표정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내를 쏘아보았다. 오늘 사내는, 내가 처음 움막에 오던 날 보여주었던 그 자신만만하고 패기에 찬 모습도, 간질병여자를 얘기할 때 지어보였던 건강하고 싶었던 야생의 수컷도 아니었다. 그냥 병들어 지치고 쪼그라든 왜소한 몸집의 사내일 뿐이었다.

 

사내를 째려보던 나는 그냥 돌아섰다. 죽음보다도 더 무섭게 웅크려 독이 오른 사내는 혼자 버려두고 방에 들었다. 그러자 정밀감이, 소리 없이 정밀감이 하나 가득 나를 감쌌다. 갑자기 밀려든 이 고요하고 편안한 느낌이 나를 조금 편하게 만들었다.

이제야 나는 사내가 왜 내게 악다구니를 부리고 있는가를 알았다. 사내는 내가 이 움막에서 건강을 되찾거나 자신보다 더 잘 병을 이겨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었다. 사내가 나한테서 보고 싶은 것은 나의 건강함이 아닌 죽음, 이전의 다른 사람들처럼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지막에는 그들이 가졌던 모든 것으로부터 쓸쓸히 버려지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었다. 온몸 가득 차오르는 긴장감을 나는 그때 처음 느꼈다. 더 이상 사내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청량산을 빠져나온 맑은 바람이 움막을 하나 가득 덮고 있었다.

다음날 나는 사내가 잠을 자지 않은 것을 알았다. 내가 방으로 들어감으로써 싱겁게 끝난 나에 대한 생떼를 끝내고, 사내는 나를 안주삼아 긴 밤을 꼬박 새우며,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멋쟁이 애인을 빚었을 것이다. 밖으로 나오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던 사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사내의 선전포고에 느슨하던 줄이 갑자기 팽팽하게 당겨지며, 마술사가 죽은 새끼줄을 꼿꼿하게 세우는 재주마냥, 나의 물건도 뿌듯한 무게를 지니며 일어섰다. 그날 아침에 보는 청량산은 유난히 맑고 좋았다.

 

약을 안 먹은 지가 일주일이 넘었다. 생각을 집중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똬리를 틀 수 있도록, 내 몸의 어떤 부위가 은밀히 배반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도깨비 형상을 한 사내가 불쑥 방문을 열었다. 내가 움막에 들고난 후, 사내가 내 방문을 연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고개도 들지 않고 누운 채로 천장만 바라보았다. 사내의 형상을 확인하기 위해 굳이 고개를 돌릴 필요는 없었다. 움푹 패인 두 눈덩이 사이로 초점을 잃고 희멀겋게 돌아가 있을 눈동자, 광대뼈만 남은 채 푹 꺼진 볼 따귀, 기름기하나 없이 푸석한 마른 얼굴에 제멋대로 삐죽삐죽 돋아 사내를 더 나이들어 보이게 하는 턱수염, 오랫동안 감지 못해 숯막에서 기어 나온 것 같은 봉두난발을 하고 있는 화상. 이는 또한 나의 모습이기도 하였다.

“어이 이봐. 인자 마, 술도 다 떨어지고 내가 마, 죽을 때가 다 된 모양인갑다. 내가 첨으로 니한테 죽는구마.”

사내의 얘기는 겨우 성대의 떨림에서 나오는 공명이었다. 사내의 온 몸에서 풀풀 죽음의 냄새가 났다. 처음 봤을 때 비해 지금의 몰골은 귀신이나 광인의 그것이었다.

 

“… 동방삭이 알제. 삼천갑자 동방삭이 말이데이. 내사마 니가 오기 전까지는 삼천갑자 동방삭이 아니었나. 니 방에 있던 사람들 치워내면 내 목심이 그만큼 늘어나 기뻤다 아이가”

사내는 그렁그렁한 소래를 내면서도 힘들게 얘기를 이었다

“… 그케가꼬 그 할마시가 나가고 니가 왔을 땐 참 좋았데이. 젊은 기 와가꼬 목심이 그만큼 많이 늘끼라고 좋아했는데…”

문을 열고 여기까지 얘기하던 사내는 갑자기 뒤집어졌다. 사내의 두 눈은 완전히 희멀겋게 돌아가 검은 동체를 잃어버렸다. 나는 섬뜩한 기운이 들며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사내의 모진 목숨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내를 보지 않기 위해 문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다. 노랗게 바랜 벽이 일순간 내 앞으로 당겨 앉았다. 싫든 좋든 간에 한지붕 밑에서 같이 지낸 시간을 생각하면 사내의 마지막 순간을 내가 지켜줘야겠지만, 나 역시도 점점 자리에 가라앉으며 잠에 빠져 들고 있었다. 꿈 속에서 사내는 계속해서 갈라진 목소리로 떼를 쓰고 있었다

“네가 나를 죽여.”

 

심한 갈증과 가위눌림으로 잠에서 깨었을 때, 베갯머리는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어둠에 눈을 익히기 위해 손을 휘저으려 했으나, 몸이 굳어 팔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와 사내 뿐만 아니라 움막 전체에 죽음의 그림자가 내려앉아 있었다.

청량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움막을 때리고 있었다. 바람의 매운 손길에 후드득 떠는 나무의 울음도 같이 들렸다. 여름 바람이라고는 하나, 반석바위를 돌아 움막을 덮치는 밤바람은 언제나 매서움을 숨기고 있다. 으스스 떨리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방에서 내려섰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사내가 앉던 낡은 의자가 나를 맞아주었다.

하늘에는 별이 보이지 않았다.

사내의 방으로 들어섰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사내의 방은 좀전까지 사람이 지내던 곳이란 느낌을 전혀 주지 못했다. 이부자리가 깔려 있는 곳 외에는 무수한 약봉지와 알약들이 깨지거나 찢어진 채로 아무렇게나 늘려있었고, 기타의 잡동사니들이 흩어져 있었다.

 

방안에는 사십대 후반의 매캐한 사내 냄새로 가득차 있었다. 때에 전 이불을 들치고 그 사이에 누웠다. 온기는 전혀 없었고 비린 냄새만이 올라왔다. 지난 오년동안, 사내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무수한 불면의 나날을 보냈을 것임에 분명했던 사내의 자리에 눕자 묘하게도 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껴졌다.

사내를 죽게 만든 것은 나와의 줄다리기 때문이 아니라 몇 시간의 안락한 잠조차도 거부했을지도 모르는 시간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질병 처녀와의 뜨거운 교합을 원했으나 할 수 없었던 것도 사내를 초조하고 애타게 만들었을 것이다.

머리맡 천장에서 벌거벗은 여자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여자를 붙였을까를 생각하니 쓴웃음이 났다. ‘기똥찬 몸매’를 가진 사내의 ‘멋쟁이 애인’인지, 반석바위에서 떨어진 ‘간질병처녀’인지, 아니면 사내를 거세시킨 어떤 ‘여자’인지 모르지만, 끝내주는 몸매를 가진 천장의 여자는 내게도 욕망이 가득 담긴 뇌쇄적인 눈길을 계속 던지고 있었다. 사내는 거세당한 자신의 남성으로 밤마다 천장의 여인을 안는 환상에 빠졌을 것이다. 그리고 환상의 열기에 사내의 몸이 달아올라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면, 사내는 온 밤을 새우며 멋쟁이 애인을 빚었을 것이다.

 

멋쟁이 애인을 빚는 사내의 작업은 도망간 애인에 대한 복수가 아닌 자신의 피와 살을 깎아내는 회한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등줄기를 타고 싸한 한기가 내렸다.

후줄대는 다리를 가누며 사내 방을 나섰다. 나는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곳에서는 사내의 죽음이나 혹은 그 이전의 또 다른 자들의 죽음 자체가 별반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바람이 세어지는 듯싶더니 이내 빗방울이 듣기 시작했다. 장마가 끝나고 근 한 달여 만에 내리는 비에, 바짝 말라있던 나무들이 일시에 진저리를 치기 시작했다.

 

나는 듣는 비속에서 사내가 떡을 만들어버린 멋쟁이여인을 발견하고 조심해서 집었다. 여인은 나를 보고 험하게 인상을 찡그렸다. 방에서 본 여자와는 전혀 다른 원망의 표정을 여인은 지었다. 사내에게 패대기쳐진 후 조심스럽게 내게 온 여인은 차가웠다. 나는 조심스럽게 여인의 얼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나도 거세당한 사내가 어떤 심정으로 여인을 밤새 빚었을까를 하는 마음에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였다.

내 손의 여인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얼굴에 미소를 담기 시작했다. 처마를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이렇게 내리는 비라면 아마 내 방도 젖고 있을 것이다.

가슴에 격한 통증을 느끼며, 비를 보며 나는 각혈을 했다. 피는 비가 되고 비는 이내 눈물이 되었다. 주체할 수 없는 비와 눈물과 피가 한꺼번에 나를 적셨다. 청량산 뒤편에서 검은 비구름이 계속 몰려오고 있었다.

나는 심한 외로움을 느꼈다. 사내라도 살아있다면 위로가 될 것 같은 그런 그리움이었다. 차라리 내가 먼저 죽었다면, 사내는 그의 말대로 삼천갑자 동방삭이로의 삶을 누릴 수 있었을까? 빗속에서 청승을 떠는 나 대신 사내는 한바탕 춤이라도 추지 않았을까.

 

어둠 속에서, 늠름하고 태고 때부터 든든하게 터전을 굳건히 지켜온 청량산이 그 깊은 뿌리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나고 있음을 느꼈다. 그 기세는 오야곡으로, 사앙골로 그리고 멀리는 산성리나 널무리로 해서 빠져나갈 것이다. 내 손 안의, 사내의 멋쟁이애인은, 꽤 오랜 시간을 공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얼핏 한번 미소를 흘려 보여준 후로는, 전혀 마음을 열지 않은 채로 인상을 쓰고 있었다. 나는 멋쟁이애인을 사내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여인은 나의 손을 떠나 비를 가르며 날았다. 그리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내게서 멀어졌다.

나는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이 나의 물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첫 번째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사내에게서 받았던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나는 나의 몸에서 크고 있는 기운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박차고 일어서며, 사내의 죽음을 그냥 이렇게 방치해 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내를 위한 제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폐병장인 물에 빠트리는 게 아냐. 이 사내는 하늘로 올려 보내야 해’

사내의 몸뚱이를 장작더미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기 위해 나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사내의 홑이불을 이용한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나는 간신히 불을 붙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내 방으로 가서 쓰러졌다.

나는 이제야 겨우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딘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내처럼, 아무런 꿈도 희망도 가질 수 없다는 절망의 끝에서, 지난날의 꿈과 추억만을 곱씹다가 쓰러질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는 나도 용기있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자리에 누워 사내의 방에서 찾아낸 유일한 유물인 수면제를 한 움큼 털어넣었다.

청량산은 계속 그렁그렁 소리를 내며 사태가 났고, 그 밑 조그만 움막에서 피어오르던 연기는 길게 하늘을 긋다간 사그라져갔다.

그러나 나는 깊은 잠에 빠지며 사내는 분명히 하늘로 올라가 멋쟁이애인을 만날 것이라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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