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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봉의 소설 읽기

내게 소설은 무엇일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12. 23. 13:12

내게 소설은 무엇일까?

 

표제작인 ‘공범연습’이 건대학보에 실려 문자화된 것이 1977년 말이고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가작으로 등단하여 이름 앞에 ‘소설가’란 호칭을 붙일 수 있게 된 것이 2018년 3월이니,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보면 그 시간의 벌어짐이 40년이 조금 넘는다.

 

그 지나온 사십몇년의 시간. 소설과는 무관하게 보낸 것처럼 보이는 그 긴 시간이, 스무살에 열심히 소설을 쓰고자 했던 내게는 의미없이 흘러간 빈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앞날을 위한 연륜의 폭을 다졌던 시간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영상시대를 대변하는 틱톡이나 소설보다 훨씬 흥미진진한 합종연횡의 라이프 스토리가 난무하는 지금, 독자들이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소설책을 내기로 한 것은, 그것도 대학생 때 쓴 선무당처럼 투박하고 방황하는 글을 모아 소설집으로 묶어볼까 생각한 것은 좀 대단히 무모한 일이기는 하나 앞으로 소설을 써나가는데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함도 있다.

 

또한, 대학시절 담배연기로 꽉 찬 너구리굴 같은 방에 누워 소설을 쓰고 항상 공수표로 끝난 전 신문사의 신춘문예를 한 해에 석권해보겠다는 야심찼던 독기와 대학시절에 쓴 글들이 2030세대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함에 덧붙여 무엇보다도 더 이상 글을 쓰는데 시간이 없다는 자기도피식 변명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할 자기최면도 한 몫을 했다.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던 그 열정을 함께 나눴던 ‘건국문단’ 문우들과 ‘건대신문사’ 글쟁이들의 멋진 열정이 이 책 발간의 주춧돌이 되었다.

 

이 책의 출간에 동기를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한국문화컨텐츠21 운영위원님들과 미흡한 글을 생명을 불어넣는 평을 써주신 문학평론가 김종회선생님 및 저의 첫 작품집을 멋지게 발간해주신 개미출판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2021년 11월

배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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