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날아가거나 머리를 부딪쳐도 튀어오르는 오기로 더 둥글어지기로 했다고
온몸에 바람을 잔뜩 숨겨놓고 숨죽이며 살아왔다고
거역할 수 없는 수동의 힘으로
나는 새를 꿈꾸고 하늘을 그리워했다고
발도 없는데 발이 아프고
없는 길이 멀어 풀섶에 없는 다리를 쉬는데
또 누가 걷어차 잠시 옛날을 꿈꾼다
발길에 채여도 좋다
나는 부화되지 않은 알
미지의 새라고
또 차가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사이펀 2022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