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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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가장슬픈노래

객이거나 그림자이거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2. 22. 10:20

객이거나 그림자이거나

 

나를 부르면 그가 온다
절뚝이며 먼 길을 꼬리로 달고
초식도 아니고 육식도 아닌 퇴화의 이빨을 드러내며 오는  사람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굶주린 사막의 아가리 속으로
기꺼이 사라지는 수많은 그는
내가 호명했던 나
어둡고 긴 골목 같은
목울대를 치고 올라오는 그믐달처럼
어딘가를 향해 흔들었던 깃발이었다가
껍데기만 남은 그림자를
홑이불로 덮는다

 

한낮에는 갈 길이 멀고
밤이 깊으면 머무를 곳이 두렵다
객이거나
그림자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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