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휴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5. 18. 20:40

휴지

 

아직도 이 땅, 태어날 때부터 천민의 탈을 쓴

저를 아십니까

복수이면서도 늘 단수로 취급되는 거꾸로 매달린 사지, 당신들은 일회용으로 저의 목숨을 해치워 버리십니다  죽어서는 생전보다 더 더럽게 은밀하고 누추한 곳으로 버려집니다

아무리 좋은 세상이 온다한들 저의 몫은 없습니다 더러움을 지우기 위하여 스스로 온몸을 구겨야하는,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몸

죄지은 것도 없이 수인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혼자 세상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에  (0) 2020.05.28
  (0) 2020.05.25
타클라마칸 3  (0) 2020.05.13
타클라마칸 · 2  (0) 2020.04.30
어떤 하루. 1  (0) 2016.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