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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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집 1993

느티나무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4. 8. 24. 00:44

느티나무 / 나호열

 

 

다스리지 못한 마음을 생각한다

동구밖을 생각한다

가 보지 못한 길과

마을을 생각한다

 

 

그곳에 마을이,

사람이

모르는 마음이 있었다

 

 

천 년이 지나도록

자신의 쓰임새를 모르는

느티나무의 그늘이

한겹씩의 주름을 일으키는

파도가 되어 걸어온다

 

저만큼 느티나무는

베어질 그날을 기다리며

기둥이 될지

돛대가 될지

숯이 될지

의자가 될지 ……

 

어느덧 느티나무는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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