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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시킨 일 2011

모란꽃 무늬 화병 花甁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4. 1. 20. 17:11

 

모란꽃 무늬 화병 花甁

 

한 겨울

낟알 하나 보이지 않는

들판 한 가운데

외다리로 서서 잠든 두루미처럼

하얗고 목이 긴

화병이 내게 있네

영혼이 맑으면 이 생에서

저 생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나

온갖 꽃들 들여다 놓아도

화병만큼 빛나지 않네

빛의 향기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문 반의 발자국 소리

바라보다 바라보다 눈을 감네

헛된 눈길에 금이 갈 까봐

잠에서 깨어 하늘로 멀리 날아갈까봐

저만큼 있네

옛사랑도 그러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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