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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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예감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12. 24. 22:15

지난 월요일 점심 때.. 학교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학교 앞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잠시 생각했다.

왠지 그 날은 잘 다니지 않은 골목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돌아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시간도 넉넉해서 천천히 걸었다.

10대와 20대 초반을 같이 어울려 다녔던 친구를 30년이 지난 요즘에야 다시 연락을 하고...한 해가 가기 전에 점심이나 하자고 했던 것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며 문득 김기택 시인의 시가 생각났다. 그의 세밀하고 예리한 시풍에 곁들여 <사무원> 그 시 말이다.

저기, 한 사내가 걸어오고 있다. 낯이 익은 얼굴 바로 김기택 시인이다! 이런....

점심 약속이 있어 학교를 나서는 길이라고 했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각기 제 갈 길로 걸음을 옮겼을 뿐인데

기분이 좋아진다..내게 신기가 있나? 약속된 만남도 즐거운 일이지만 다시 만날 약속도 없는 만남도 좋다.

2013년 12월 21일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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