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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산이 좋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10. 27. 13:16

 

산이 좋다

 

 

지은 지 20년이 훨씬 지난 아파트이지만 이곳이 좋은 이유는 사방으로 산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삼각산, 그러니까 인수, 백운대, 만경대가 서쪽 하늘에 그 옆으로 도봉산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수락산, 뒤로 돌아서면 불암산이 한 눈에 잡힌다. 마음이 내키면 반 시간 안에 어디든 품에 안길 수 있는 이 산들이 地學的으로야 늙어가는 과정이겠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우뚝하고 여전히 젊다. 스승님이 지어준 고산이라는 호는 외로운 산, 높은 산이 아니라 古山, 한글로는 옛뫼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서늘해지는 산은 내게는 정복의 대상도, 힐링의 장소도 아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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