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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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시킨 일 2011

분리 수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7. 27. 16:49

 

분리 수거

 

 

자루 앞에 붙여진 팻말대로 넣어 주세요

유리병, 파트 병, 깡통, 스티로폼, 플라스틱

무엇인가 담겨져 있던 용기들이

미련없이 버려지는 어느 하루

어디다 넣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머리 속으로

불쑥 들어왔다가 황급히 빠져나가는 손

뭉클하게 가슴을 건드린다

병은 병대로 깡통은 깡통대로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재활용인가

다시 불 속으로 던져져서 빈 껍데기가 되기 위하여

어디로 실려간다는 뜻인가

 

목이 졸린 자루들이 수상하다

서둘러 넥타이를 매는 어느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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