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
요즘 발표되는 시들은 대개가 길다.
스토리가 장대하거나 미묘한 감정을 세세히 묘사하다 보니 길어진 시라면 납득이 가는데
별 것 아닌 내용,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이미지 구성이 안되는 시들이 눈에 보인다.
시에서 과유불급은 금언이다.
영업사원이나 말하기로 밥벌이를 해야하는 교사가 아닌 이상, 말 많은 사람치고 실한 사람 없듯이
시인은 시로 자신을 말하되 쓸데없는 말자랑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5 평이 넘는 마루를 덮는 카페트나 그 안의 문양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제대로 된 시는 그런 모양새가 아니다.
늦은 밤 돌아오는 고단한 가장의 저녁 밥상 위에 살포시 덮어둔 조각보
찻잔 아래 첫사랑 고운 손처럼 부끄럽게 놓여 있는 자수가 새겨진 조각보 같은 시
가끔 나는 말을 버리기 위하여 시를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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