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이 메일, 별에서 별까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8. 24. 22:21

이 메일, 별에서 별까지 / 나호열

 

 

그가 잠든 시간에

조심조심 나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무거운 짐 돌덩이에 눌린 꿈속을

내가 헤맬 때

그는 벌써 창문을 열고 침엽수림을 건너온

아침 햇살을 방안 가득 채운다

그의 집과 나의 집은

얼마나 가까운지 먼지

깜박거리는 화면 속으로 사라지는 말들이

키 작은 우체통 속에 예쁘게 담겨 있을 것 같아

더듬거리며 허공을 짚어내는 손길이

그믐으로 가는 달빛을 조용히 쓸어 내리는

이 엇갈림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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