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찻집 / 나호열
이 새벽에
떠나가는 사람이 많구나
돌아가는 사람이 많구나
초점을 잃은 채 불빛은
유리잔 부딪는 소리로 흩어지고
겨울의 찻집에서 그에게 전화를 건다
지친 나그네가 되어 두드리는 문의 저 편에서
꽃다발을 들고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은데
그는 늘 시린 등뒤에서 절벽을 껴안고 있다
알라딘의 램프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
알라딘의 램프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
주홍글씨를 달고 싶지 앟은 내 마음이
얼마나 깊은 강물로 울고 있는지 그는 알아
내가 하고 싶은 그 말을
내가 듣고 싶어하는 그 말을
안녕 이라는 한 마디로 대신한다
겨울 밤 찻집에서 그에게 전화를 건다
얼마나 숨차게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있는지
그는 부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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