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시인학교 / 나호열
탈옥한 죄수의 이름표를 매단 차를 풀밭에 버려두고 산길을 걷는다. 살아 지는 하루를 벗고 사라지는 길, 참 아득하다 어느 사람은 한풀이로 삼 년을 보내고 어느 사람은 삼 년을 침묵을 배우고 내려간 길, 배반할 줄 모르는 나무들아, 새들아, 벌레들아 모두들 안녕하구나. 짧은 여름밤 사람 말고 별하고 사람 말고 물하고 이야기하고 싶어 산이 저하고 놀자고 마주 앉는다
물은 흘러가고
물소리가 남는다
어둠 속에 가득 차는
저 울음소리
누군가 물의 소맷자락,
발자락 안간힘 쓰며 붙잡아 매고 있는 것이다
물은 그 떄마다 제 몸
제 살을 뚝뚝 떼어주며
그럴수록 몸살 불리며
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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