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27
나는 그대에게 닿았습니다
긴 여행이었을까요
피로로 지친 눈을 쉬게 해주고
때묻은 신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삐걱이는 나무의자, 그리고
당신은 알맞은 바람이었고
당신이 마련한 들판엔
배고픈 나그네를 위하여
거두어 들이지 않은 이삭이 남아 있었습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종착역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가닿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대여!
이 세상에는 단 하나의 도착역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에게는
두 개의 종착역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나와 너 그 사이에
두 줄기 그리움이 또
오래 뻗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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