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28
티끌 하나 만큼의 무게로
가만히 내려 앉아도
억 만 겁 침묵보다도 깊이
느껴지는 사람아
티끌 하나 만큼의 넓이로
숨을 듯 차지하는 마음도
넘쳐나는 그릇의
정갈한 물만큼
부끄러워지는 사람아
그윽한 종소리의 파문처럼
그대는 어디에서 와서
날아가는 새의 흔적을 보여 주느냐
눈을 뜨면 잡히지 않고
눈 감으면 따뜻한 둥지처럼
가슴에 머무르며
작은 울음을 들려주느냐
날마다 쓰레질을 하며 닦아내어도
빈 마당에 발자국만 남겨놓은
그대는 누구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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