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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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부르지 않는노래 1991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28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8. 29. 21:28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28

 

 

티끌 하나 만큼의 무게로

가만히 내려 앉아도

억 만 겁 침묵보다도 깊이

느껴지는 사람아

티끌 하나 만큼의 넓이로

숨을 듯 차지하는 마음도

넘쳐나는 그릇의

정갈한 물만큼

부끄러워지는 사람아

그윽한 종소리의 파문처럼

그대는 어디에서 와서

날아가는 새의 흔적을 보여 주느냐

눈을 뜨면 잡히지 않고

눈 감으면 따뜻한 둥지처럼

가슴에 머무르며

작은 울음을 들려주느냐

날마다 쓰레질을 하며 닦아내어도

빈 마당에 발자국만 남겨놓은

그대는 누구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