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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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부르지 않는노래 1991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23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8. 11. 15:44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23

 

 

흐린날

나는 먼저 젖는다

귀가 커져가는 우울 앞에서

일기예보는 내일을 이야기 한다

더 흐리거나 더 낮게 구부리거나

아무 일도 아닌 한 生涯를 읽다가

복권을 고르던 시린 눈으로 창밖을 본다

木手의 꿈 보다는

청소부의 현실이 더 꿈 같은

적막이 젖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듯 흐린 날은 계속된다

나는 당첨되지 않았다 슬픔이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들은 뽑히지 않았다

분노가 아니다

선택하지 않은 흐린날은 계속된다

이러다간 성장을 멈춰 버리겠어

꽃도 열매도 맺히지 못하겠는걸

여린 싹이 고요의 틈새로 머리를 내밀었다

나는 아직 그 꽃을 보지 못했다

삶의 열매는 쓸까?

흐린날

나는 먼저 젖어 있고

일기예보는 혼자 내일을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