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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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부르지 않는노래 1991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5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31. 13:08

 

아무도 부르지 않는 노래 ‧5  /  나호열

 

 

유채꽃밭에 서면 유채꽃이 되고

높은 산 고고한 눈을 보면 눈이 되고

불타오르는 노을을 보면 나도 노을이 되고

겨울하늘 나르는 기러기 보면

그 울음이 되고 싶은 사람아

어디서나 멀리 보이고

한시도 눈돌리지 못하게 서 있어

눈물로 씻어내는 청청한 바람이려니

지나가는 구름이면 나는 비가 되고

나무를 보면 떨어지는 나뭇잎 되고

시냇물을 보면 맑은 물소리가 되는 사람아

하루 하루를 거슬러 올라와

깨끗한 피돌기로내 영혼에 은어떼가 되리니

나는 깊어져가고

너는 넓어져가고

그렇게 내밀한 바다를 만들어가는

어디에 우리의 수평선을 걸어 놓겠느냐

목숨아,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