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
막막하게 무작정 달려들던 저 밀물과
지독하게 내 가슴을 훑고 빠져가던 저 썰물이
무엇이 다른가
늘 가까이 머물렀으나 먼 수평선을 바라보기만 했던 어리석음이
오늘은 왜 이리 기쁜 것이냐
내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은 철썩거리는 누구의 숨결이 와 닿는다는 것
그 누구도 망설이는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나만의 비밀이
스쳐지나가는 어디쯤 저 간이역에 홀로 서 있다는 쓸쓸함으로
바닷가에 서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싶다
와락 품으로 안기는 찰라
살을 할퀴며 저만큼 지나쳐가는 바람을
마음껏 용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