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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절 벽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0. 12. 20. 22:40

절 벽 / 나호열

 

 

절벽을 뛰어내리는 일과

절벽을 기어오르는 일이

어느 것이 더 힘든 일인지 모르지만

눈 질끈 감고 뛰어내리면 삶은 순간에 끝나고

기를 쓰고 절벽을 기어오르는 삶은

오래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담쟁이나 나팔꽃 같은 넝쿨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들이 올라가야 할 벽을 의식하는 한

그들은 항상 하늘을 우러러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은 조용히 썩어가야 하는

밀알이 되어야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 푸른 하늘을 경배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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